[마켓인사이트] '4차 산업혁명' 투자 열풍서 소외된 바이오 벤처

입력 2017-05-07 18:41   수정 2017-05-08 06:29

벤처캐피털 투자 1년 새 반토막
업종별 투자 순위도 1위→4위

"지난 3년간 투자 몰려 고평가"
"글로벌 경쟁 뒤처진다" 우려도



[ 김태호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7일 오전 9시15분

올 들어 벤처캐피털(VC)의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가 작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 중 하나로 꼽히는 바이오·의료산업 육성이 해외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7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분기까지 국내 VC들의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액은 49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830억원)보다 41% 감소했다. 업종별 투자 규모도 유통·서비스(751억원), 정보통신기술 서비스(711억원), 영상·공연(636억원)에 이어 4위에 그쳤다. 바이오·의료 분야는 2014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으로 VC들이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업종이었다. 작년에는 전체 VC 투자액의 22%에 해당하는 4686억원이 이 분야에 투입됐다.

올 들어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가 급감한 이유는 VC업계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고평가’ 논란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대규모 자금이 국내 바이오·의료 벤처기업에 유입되면서 이 업종에 속한 벤처기업들의 가치가 ‘뻥튀기’됐다는 것이다.

한 VC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의료 관련 벤처기업의 경우 한 번 유망하다는 평가가 나오면 수십 개 VC가 한꺼번에 몰려들어 기업 가치를 대폭 올려놓곤 한다”며 “기술이 같다면 해외 벤처기업의 평가 가치가 더 낮기 때문에 해외로 눈을 돌리는 VC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바이오·의료 벤처기업의 주가가 대부분 공모가를 밑도는 것도 VC 투자 위축을 부른 이유로 꼽힌다. 공모가 1만5000원이었던 신라젠의 주가는 현재 1만1000원 안팎으로, 상장 후 한 번도 공모가를 넘어서지 못했다.

로고스바이오, 퓨처켐 등 VC들이 투자한 종목 역시 공모가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한미약품 사태 이후 바이오산업에 대한 평가가 보수적으로 돌아선 여파다. 아무리 유망한 기술을 보유해도 상품화에 성공하기까지 고단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실감한 VC들이 바이오·의료 투자를 머뭇거리게 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VC들의 ‘바이오·의료 업종 다시 보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벤처기업 성장의 마중물이 되는 VC들의 투자가 급감할 경우 향후 바이오·의료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이 밀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중국 등은 바이오·의료 분야가 향후 인공지능(AI) 및 정보기술(IT)과 융합하면 관련 시장이 대폭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생명공학 벤처부문에 투자된 VC 자금은 53억달러(약 6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바이오 벤처기업 대표는 “정부는 기존 바이오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보다는 신규 바이오 업체 창업에 정책의 방점을 두고 있고, VC는 해외 투자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대다수 국내 바이오·의료 업체가 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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